REVERSE-ENGINEERING ARCHIVE TEAM
<도면을 펼친 여러분께>
태어난 모든 인간은 자유롭다고, 우리는 배웁니다. 모두가 사과나무에 오를 수는 없을지라도, 사과를 꿈꾸는 마음만큼은 모두가 평등하게 가질 수 있는 거니까요.
하지만 조금만 멀리서 보게 된다면,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 결국은 이미 준비된 선택지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세상은 언제나 우리에게 순응을 요구합니다. 태어날 때 주어진 유전자의 명령부터, 사회가 덧씌운 정상성과 효율성이라는 견고한 레이아웃까지 말입니다. 우리는 그 푸른 종이 위에 그려진 선을 따라 걷는 것이 인생이라 배웠고, 그 궤도에서 이탈하는 것을 결함이라 명명해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묶이기 쉬운 시대에 살고 있나 봅니다. 다름이 죄이고, 모난 돌에 정을 때리는 세계에서, 정해진 프리셋은 우리가 숨을 곳을 남겨주니까요.
하지만 저는 묻고 싶습니다. 신체라는 외골격에 갇혀, 7개 남짓한 구멍으로 세상을 관측하는 우리가 정말로 그 도면의 의도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요? 인간은 말랑말랑한 로봇입니다. 우리가 '나의 의지'라고 믿었던 선택들이 사실은 미리 준비된 프리셋(Preset)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 우리는 이 짜여진 판 속에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요?
매거진 <시아노타입>은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미 그려진 운명을 무시할 만큼 오만하지 않습니다. 다만, 둘둘 말아 구석에 치워두었던 파란 종이 뭉치를 다시 펼쳐보려 합니다. 구조를 똑바로 파악하고, 그 선들이 어디로 연결되는지 집요하게 추적하는 것. 그것이 저희가 하는 일입니다.
이제, 우리는 설계도의 여백에 주석을 달기 시작합니다.
계속 불안에 떨어야 할까요? 아니면 다 같이 웃고 즐기면 그만일까요? 외부 세계를 깨달은 시점에서 내부의 존재들은 딜레마에 빠집니다. 순응할까, 저항할까? 우리는 이 설계도를 똑바로 바라보고 구조를 파악해 보려 합니다. 혹시 모릅니다. 결함을 찾아낸다면, 자가 수리가 가능할지도!
우리는 역설계를 시도합니다.
이번 시아노타입의 창간호 주제는 <청사진:인간설계도>입니다.
편집장 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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